달러환율 - 1,500원대 돌파, 급등한 이유는 뭘까?

지난 11월 7일 원-달러 환율 종가가 1,461.5원을 기록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30원 가까이 오른 수치인데, 11월 12일에는 장 중 1,47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때문이라고 직접 언급하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1,500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인 원인에 대해 같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 카카오페이 >

 

 

1. 왜 오를까?

1)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대량 매도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7조 2,638억 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도한 것이 환율 급등의 주원인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0월 한 달간 매수한 구내 주식 규모(5조 3,447억 원) 보다 훨씬 큰 금액을 일주일 만에 매도했습니다.

 

< AI 주식 고평가 >

논란이 일어나면서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한국 반도체 주식에서 대거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길어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도 국내 주식 매도의 원인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면 원화로 받은 대금을 다시 자국 통화로 환전해 본국으로 가져가는데, 그 과정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됩니다.

 

 

2) 국내 자금의 해외투자 확대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 개미가 늘어난 것도 환율 상승의 원인입니다. 올해 1월~9월 기준 국내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액(998억 5,000만 달러)이 외국인 국내증권 투자액의 약 3.4배에 달했습니다. 국민연금 같은 대형 연기금과 기업들의 해외 투자 비중이 늘어난 것도 달러 수요 증가의 원인입니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운영자산 중 14.8%가 국내주식, 36.8%가 해외주식입니다. 기업들 역시 미국과의 관세를 줄이기 위해 현지 공장 건설 등 직접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2. 수출 대박 = 환율 하락 공식이 깨졌다.

그동안 한국 경제에는 경상수지 흑자 = 원화강세가 공식처럼 작용했습니다. 국내 기업의 수출 호조로 벌어들인 달러가 많아지면, 그만큼 국내 달러 공급이 늘어나 환율이 감소하는 원리입니다. 그런데 이제 수출이 늘어도 환율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올해 1월 ~ 9월 누적 경상수지는 827억 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동시에 직접투자와 증권투자 영역에서 809억 9,000만 달러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수출로 벌어온 달러가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금융시장을 통해 다시 해외로 흘러나갔음을 의미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특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원화의 구조적인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환율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같은 환율 1,400원이어도 이전과는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3. 고환율,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고환율이 오히려 국내 경제에 기회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특히 AI에 대한 수요 증가로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유례없는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오히려 국내 반도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식 시장도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이 마무리되고 미국 정부의 정상화로 불안정성이 해소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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