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 원래 주황색이었을까?

우리가 너무나 맛있게 즐기는 야채 중 색이 이쁜 당근이 있습니다. 제주의 당근도 맛이 좋아 케이크가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 당근이 주황색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도 잘 알고 있는 풍차가 유명한 네덜란드에서 시작됩니다. 원래 당근은 주로 보라색이 많았고 흰색이나 노란색도 있었답니다. 그러데 네덜란드의 원예학자들이 새로운 품종을 만들었고, 이 품종을 세계에 수출하면서 주황색이 세계적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 합니다. 어떻게 네덜란드는 어떻게 농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는지 같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 카카오페이 >

 

 

 

1. 유럽의 관문 -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서유럽에 위치한 인구 1,80만 명의 작은 나라입니다. 국토 면적은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경제력만큼은 세계 17위(GDP 약 1조 1,400억 달러, 2022년 기준), 1인당 GDP는 약 6만 달러에 달합니다. 이런 경제적 성공은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 무역과 물류 중심지로서의 역할 덕분인데, 17세기, 네덜란드는 황금시대를 맞아 세계적인 해상 강국으로 떠올랐는데 수도 암스테르담은 당시 글로벌 금융과 무역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 네덜란드 황금시대 >

네덜란드가 17세기에 경제, 문화, 예술, 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를 말합니다. 스페인과의 80년 전쟁(1568 ~ 1648) 이후 독립한 네덜란드는 아시아와 아메리카 무역을 독점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 했습니다.

 

지금도 네덜란드는 유럽 최대 항구인 로테르담 항구와 주요 항공 화물 허브인 스키폴 공항을 통해 글로벌 물류와 무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로테르담 항구는 유럽으로 들어오는 수출입 물량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며 유럽의 관문으로 불리고, 스키폴 공항은 전 세계 물류망을 연결하는 중요한 허브가 된 것입니다.

 

 

2. 작고 척박한 땅에서 농업의 기적이?

네덜란드는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농산물 수출국으로, 꽃부터 채소, 씨앗, 축산 가공품까지 다양하게 수출하고 있습니다. 사실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농업에 불리한 나라였습니다. 국토의 1/4 이상이 해수면보다 낮고, 일조량도 부족하며, 기후도 습합니다. 하지만 이런 제약이 오히려 농업 혁신의 밑거름이 된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은 네덜란드는 덜 쓰고, 더 많이 생산하는 농업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1960년대부터 정부-대학-산업체가 협력하는 농업 혁신 시스템이 정착했습니다.
대학에서 농업과 식품,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를 통해, 스마트팜, 자동화 재배, 수직농장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는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일찍이 자리 잡았습니다. 네덜란드 농업의 핵심은 정밀 제어에 있습니다. 스마트팜 기술을 통해 물과 에너지, 영양소를 데이터 기반으로 최적화하고, 연중 기후와 무관하게 생산할 수 있는 유리온실과 수직 농장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기후에 덜 의존하면서도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스마트팜 >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작물과 가축의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농업 시스템입니다.

< 수직농장 >

식물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실내 공간에서 재배하는 방식으로, 좁은 면적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습니다. LED 조명과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기후나 계절에 상관 없이 안정적인 농작물 생산이 가능합니다.

 

그 결과 네덜란드는 기술 기반 농업 강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유제품,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 씨앗, 꽃 등 연간 1,200억 유로(한화 약 195조 원)의 농산물을 수출합니다. 특히 세계 최대의 꽃 거래소인 알스미어 화훼 경매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 꽃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농산물뿐 아니라 농업 기술, 온실 설비, 수마트팜 소프트웨어와 같은 농업 시스템 전체를 수출한다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입니다.

 

 

 

3. 농업의 기적에서 첨단 기술 혁신으로

농업을 통해 축적한 정밀 기술과 시스템 운영 노하우는 첨단 산업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됐습니다. 물과 에너지 사용량까지 정교하게 제어하던 방식이 곧 반도체, 로봇, 인공지능, 에너지 산업에도 응용되었습니다.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힘을 키워온 네덜란드는 이제 유럽을 대표하는 기술 강국으로 꼽힙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입니다. ASML은 전 세계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삼성전자와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핵심 파트너로 꼽히는데, 한 대당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장비는 정밀광학, 나노기술,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복합 기술의 결정체입니다. 세계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에서 네덜란드가 빠질 수 없는 이유입니다.

 

<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

반도체 회로를 실리콘 웨이퍼에 아주 미세하게 새겨넣는 장비입니다. 기존보다 훨씬 짧은 파장의 빛을 써서 더 작고 정밀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게 해 줍니다.

 

기술력은 기후 위기 대응에도 발휘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재생에너지, 탄소 저감 등의 분야에서 적극적인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소 생산ㆍ저장ㆍ운송을 위한 기술 투자와 국제 협력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또 네덜란드는 정부 차원에서 벤처 창업도 적극 지원하는데, 수도 암스테르담과 네덜란드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아인트호벤 등에서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네덜란드는 땅이 좁고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도 닮아있습니다. 산업을 키워내는 방식에서는 다른 곳에 중점을 두었지만, 결과적으로 기술을 기반으로 수출 강국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

 같이 보면 좋을 포스팅 

스위스 - 최저시급 3만원

싱가포르 - 아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는?

미국vs멕시코 - 왜 싸우는 걸까?

수리남 - 전 국민에게 100만 원 준다!

비트코인, 대박 난 엘살바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