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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인은 더 이상, 더 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가감할 것이 없을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라는 말처럼 로고는 디자인이 보여주고자 하는 원시적이고 원천적인 철학이자 신념인듯 합니다. "좋은 디자인은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며, 로고는 판매하지 않는다. 발견하게 한다." - 그래픽 디자이너 폴 랜드 -
세계적 로고의 비하인드 스토리
우리가 평소 주변에서 생활하는 곳이나 많은 매체에서 흔히 봤었던 상품들 또는 제품들. 그래서 익숙한 로고들의 숨겨진 비밀 혹은 재미있는 이야기. 왜 저 회사의 로고는 왠지 좋아 보이고 친근해 보이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로고에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만든 사람들의 생각과 노력을 거쳐서 한 회사의, 한 제품을 대표하는 글자나 그림으로써 어떻게 디자인되어 나오게 되는지 유명한 로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었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FedEx
위에 보이는 페덱스의 로고는 1994년 미국, 중국, 한국, 이탈리아, 독일, 태국 등 전 세계의 브랜치를 가지고 있는 Landor Associates라고 하는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개발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페덱스는 운송 물류를 취급하는 기업입니다. 그러면 fadex라고 하는 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커뮤니케이션되어야 하는 메시지가 무엇일까요? 바로 신속하고 정확한 그리고 물류를 운송한다고 하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입니다. 여러분, 로고를 보시게 되면 산세리프로 깔끔하게 떨어져 있는 저 로고에 비밀이 있다는 거 알고 계십니까? 오렌지컬러의 대문자 E와 소문자 x의 파이를 한번 보시면, E와 x사이에 화살표모양이 보이실 겁니다. FedEx라고 하는 기업이 어떠한 기업이며 그리고 이 기업이 추구하는 비전과 철학,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합니다. 페덱스 로고는 제작, 사용된 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훌륭한 로고 디자인을 꼽으면, 항상 순위권 안에 들어가는 로고 디자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무려 40개가 넘는 디자인 상을 수상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던 Lindon Leader는 '난 항상 훌륭한 프로젝트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클라이언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고 페덱스의 창업주인 Frederick W. Smith는 '린던, 우리 트럭이 핑크나 녹색이어야 한다면 그것이 왜 좋은지 합당한 이유를 말해 주겠나?'라고 물을 만큼 디자인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디자인의 열린 생각과 디자이너의 의견을 존중하였기 때문에 저런 훌륭한 로고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을 해 봅니다.
2. Mother & Child
깔끔한 세리프체의 안에 글자가 겹쳐져 있는 것 같은 그런 로고타입이 보이는데 Mother & Child 로고타입은 허브루발린과 톰 카네즈의 1965년 협업작으로 탄생한 로고타입입니다. 매거진 발간을 위해서 로고가 만들어졌지만 결코 사용되지는 못했습니다. 이 사용되지 못한 로고가 왜 이렇게 유명해졌을까라는 의문은 1960년대 미국 최고의 타이포그래퍼이자 그래픽디자이너인 허브루발린의 작업과정에서 나타납니다. 그는 단지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뜻을 적절한 이미지로 나타내어 보는 이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작업합니다. 위의 로고사진을 보시면 MOTHER라는 단어의 알파벳 O안에 아이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과 같은 형태를 만들어 낸 알파벳인 키보드에서 shift 7을 누르게 되면 나오는 앰퍼샌드(ampersand)를 사용하여(이 앰퍼샌드의 필기체 형식이 바로 여러분들이 보시는 형태입니다.) 그 안에 차일드라고 하는 단어를 넣음으로써 '엄마의 뱃속 안에 아이가 보호받고 있다'라고 하는 부분을 아주 직관적이고 스마트하게 풀어냈습니다.
3. MARRIAGE
이 로고 역시 위의 Mother & Child 로고타입을 만들어낸 그래픽 디자인의 대가 허브루발린에 의해 탄생한 작품입니다. Mother & Child와 마찬가지로 1965년도에 만들어진 로고이며, R2개를 마주 보게 디자인함으로써 '결혼은 동등하다' '서로 함께 보면서 이해하는 것' 그리고 더욱 직관적으로는 '둘이 마치 손을 맞잡은 것' 같은 표현을 함으로써 결혼이 상징하는 메시지를 아주 스마트하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4. Families
동명의 잡지의 마스터 헤드를 위해 만들어진 로고입니다. 이 로고는 허브루벌린 디자인스튜디오의 마지막 디자이너였던 마크 아론에 의해서 1980년대에 탄생한 로고입니다. 누가 봐도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 같은 행복하고 유쾌한 디자인. 허브루발린 혹은 허브루발린 스튜디오의 디자인 철학을 잘 엿볼 수 있는 로고 타입입니다. 이 로고타입의 탄생에는 재밌는 일화가 있습니다. 당시 디자인을 맡았었던 마크 아론은 마감일이 다가오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패닉상태가 되어 있던 중 허브루발린으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전화를 받은 아론에게 루발린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소문자 l에 점을 찍는 건 어떠하겠나?' 그래서, 소문자 l에 양쪽에 있는 소문자 i와 마찬가지로 점을 찍음으로써 키가 다른 가족들이 모여 있는 것 같은 형상의 디자인을 완성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5. Le Tour de france
2002년도 프랑스 디자이너 Joel Guenoun에 의해서 탄생한 로고입니다.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이젠 그림에서 tour란 단어 끝에 사이클리스트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 듯한 그림이 직관적인 형상으로 Le Tour de france가 어떤 대회인지 너무나 잘 보여주는 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유스러우면서 프랑스의 이미지를 잘 나타나 주는 글씨체와 자전거대회라는 이미지를 추가하여 재미도 놓치지 않은 타이포 그래픽이라 생각합니다. 추가로 2003년에는 Le Tour de france가 100회를 맞았습니다. 기존에 있는 로고의 하단에 100이라고 하는 숫자와 france의 'e'. 이것이 바로 영어의 'th'와 같은 프랑스의 서술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e를 컬러를 이중으로 사용하여 이중적 뜻을 이미지로 표현하면서 단어에 크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표현하는 재미있는 방법을 사용했다 생각합니다.
6. TOBLERONE
면세점에서 한 번씩은 꼭 봤을 바로 그 유명 삼각 초콜릿 TOBLERONE은 스위스의 초콜릿 회사입니다. TOBLERONE은 Tobler(창립자이름)와 Torrone(아몬드누가)이라고 하는 이탈리아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꿀과 아몬드 누가를 뜻한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이름뿐 아니라 토블론의 로고 타입 옆에 혹은 위에 이렇게 산처럼 나와 있는 픽토그램은 토블론이 탄생한 스위스의 도시 베른시에 위치한 알프스산맥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마터호른 산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픽토그램을 확대해 보면 우리에게도 '우루사'로 친숙한 곰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웬 초콜릿 회사 로고에 곰이 들어가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 곰은 바로 베른시가 13세기부터 사용하던 코토브 암스, 즉 문장에 들어가 있는 곰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한눈에 저 곰을 알아볼 수 없을지 몰라도 이 이야기를 안 이상 절대로 여러분들의 머릿속에서 마터호른에 숨어있는 저 곰을 지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일까요? 토블론이라고 하는 글자에는 'EBRN'이라는 단어도 들어가 있다는 사실도 로고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입니다.
7. Amazon
'아마존이야 뭐 뻔하잖아. 이 정도는 안다'라고 말할 수 있을겁니다. 네, 맞습니다. 웃음 표시 맞습니다. 아마존 로고를 봤었을 때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바로 웃음 표시입니다. 그러나, 웃음 표시 말고 또 다른 아마존 로고의 비밀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저 아마존 로고의 입 모양의 꼬리가 어떤 알파벳에서 출발해서 어떤 알파벳에서 끝나는지 자세히 보시면 A에서 시작해 Z에서 끝납니다. 이것이 바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면 영어의 관용어구로써 'A to Z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아마존에서는 모든 것들을 다 취급한다라고 하는 아주 명쾌한 뜻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저렇게 쭉 뻗어있는 화살표는 아마존이 단지 물건만을 판매하는 이 커머스에서 벗어나 물류와 배송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는 것도 형상화할 수 있는 굉장히 똑똑한 뜻을 담고 있습니다.
8. Beats
'내가 음악 좀 듣는다'라고 한다면 'Beats by dr.dre'의 헤드폰을 안 써본 분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Beats by dr.dre의 이니셜을 상징하는 저 비츠는 헤드폰을 착용했었을 때의 모습(옆모습)을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간결하게 형상화한 픽토그램이기도 합니다.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전설적 힙합뮤지션인 '닥터 드레'에 의해 창립된 Beats by dr.dre는 2014년 애플에 인수가 됩니다. 비츠의 로고는 1977년 안톤 스탄 코우스키에 의해 디자인된 독일의 스트라트 브륄의 로고와 매우 비슷하다고 지적을 받기도 하는데 외형적으로는 굉장히 너무나 비슷해 보이나 '콘셉트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라고 사람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놀란의 여지는 있어 보입니다.
9. Baskin Robbins
전 세계에 4500개 이상, 미국에만 2300개가 넘는 매장이 있는 '우리를 세계 최고의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라 불러주세요'라고 하는 던킨사의 브랜드 중 하나인 배스킨라빈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Baskin Robbins의 약자 'BR'에는 바로 아이스크림의 가짓수를 나타내는 숫자 '31'이 숨어 있습니다. 기하학적이며 불규칙 산세리프체로 이루어진 배스킨라빈스의 로고 타입은 브랜드의 상큼한 재미와 팡팡 튀는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라 마케팅 담당인 캐럴 오스틴이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10. VAIO
일본의 Teiyu Goto라는 디자이너에 의해서 디자인된 SONY사의 VAIO 로고는 제품 디자이너였던 그에게 로고 디자인까지 맡기는 이례적인 일로도 유명합니다. 1980년과 90년대에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로 전 세계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소니는 1999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론칭하기에 이릅니다. 소니가 쌓아왔었던 AV기술과 앞으로 펼쳐질 디지털 시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그 목적이었습니다. VAIO는 'V'ideo 'A'udio 'I'ntergrated 'O'peration의 약자입니다. 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을 의미하기도 하고, 앞으로 소니가 앞으로 나가야 할 기업으로써의 방향과도 부합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로고 타입을 보면 아날로그의 기존 신호인 정현파의 진동을 형상한 것이기도 하고 I와 O는 숫자 1과 0 즉, 이진법 binary를 뜻하는 디지털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는 사무기계, 계산기로 태어난 컴퓨터가 소니의 기술력과 감성을 만나서 소니스러운 컴퓨터로 재탄생시키고자 하는 소니의 포부이기도 합니다.
디자이너들의 숨겨진 의도
페덱스 로고를 제작한 린던은 페덱스 로고 안에 숨겨진 화살표를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린던은 “목표는 그것을 밝히지 않는 것, 사람들이 숨겨놓은 의도를 알아내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화살표 찾는 재미를 해치지 않는 수준의 홍보가 필요했습니다. 페덱스 로고를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그것이 새로운 발견이고 재미이며 흥미로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