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조립, 이젠 레고처럼 쌓아 만든다.

어렸을 때 갖고 싶었던, 혹은 잘 가지고 놀던 장난감 레고를 기억하실까요? 지금도 레고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좋아하는 유명한 장난감입니다. 이 레고를 조립해 본 적은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 레고처럼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건물을 레고처럼 블록으로 조립하여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방법을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 카카오페이 >

 

 

 

1. 모듈러 공법을 뭘까?

모듈러 공법은 말 그대로 공장에서 건물의 일부를 부품(모듈 유닛)으로 제작한 뒤 이를 쌓거나 조립해서 건물을 짓는 방식입니다.

 

조립하는 방식에 따라 레고처럼 쌓아 올리는 적층식과, 먼저 만들어 둔 골조에 서랍처럼 모듈 유닛을 끼워 넣는 인필식(In Fill)으로 나뉩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모듈러 공법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 건축 방식 대비 건설원가와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설 과정에서의 위험도 줄어들고, 먼지와 소음도 기본 방식보다 적다고 하는데 기상 상황이나 작업자 숙련도에 따라 시공 품질이 좌우되는 현장 시공에 비해 품질이 일정한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2. 초고층 건물도 조립식으로 뚝딱

해외에서는 이미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건물이 여럿입니다. 그중 가장 높은 건 싱가포르의 크레멘트 캐노피입니다. 500가구 규모의 40층짜리 아파트로 높이만 140m에 달합니다.

 

< 출처 : 클레멘트캐노피 홈페이지 >

 

여기에는 총 1,899개의 모듈이 사용되었는데, 타일이나 전기, 배관 등 80%는 외부에서 이미 완성된 상태의 모듈을 가져와서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형태로 건설했는데 건축 사무소에 따르면 기존 방식보다 생산성이 40% 올라갔고, 비용도 8% 절감되었다고 합니다. 클레멘트 캐노피가 등장하기 전 가장 높은 모듈러 건축물은 영국에 있는 101 조지 스트리트 타워(136.6m)였고 44층짜리 주거 시설로, 9개월 만에 지었다고 합니다.

 

< 출처 : 101 조지 스트리트 타워, HTA 디자인 >

 

 

 

3. 우리나라에도 있을까?

우리나라도 최근 모듈러 건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건설 근로자의 숙소를 지을 때나 학교를 증축할 때 모듈러 공법을 사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과 천안에는 공공임대주택에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실증 단지를 짓기도 했습니다.

 

< 실증단지 >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된 기술을 상용화하기 전에 일정 기간 시험하며 신뢰성을 검증하는 장소. 모듈러 주택 이외에도 태양광 에너지, 풍력발전 실증단지 등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된 규제가 엄격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인식도 좋지 않은 편입니다. 실제로는 구조적 안전성이 높은 편이라고 하지만, 모듈러 공법의 장점인 짧은 공사 기간을 부실시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모듈 방식이 우리나라 재건축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은 인도와 재건축 가능 면적이 빠르게 줄면서 재건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건설과 해체가 용이한 모듈러 주택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모듈러 주택, 과연 우리나라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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