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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지나고 차차 따듯한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야외외출이 늘어날 것입니다. 그 핫플레이스 중심에는 한강이 있는데 한강줄기를 따라 많은 대교들이 있습니다. 그 아래가 많은 청년들과 서민들이 외출장소로 많이 이용합니다. 그 가운데 외로이 있는 외딴섬이 있는데 그 이름이 밤섬입니다. 이 밤섬이 이번에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같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한강 밤섬, 람사르 습지로 선정
천둥오리, 황조롱이, 원앙 등 여러 철새의 터전이기도 한 밤섬은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람사르 습지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밤섬이 과거에 폭파돼 사라진 적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실까요?
람사르 습지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거나 희귀 동식물 서식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습지로, 람사르협회가 지정합니다. 국제 습지 협약이 이란의 물새 서식처인 람사르 지방에서 체결됐기 때문에 람사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2. 예전 무인도였던 서울의 중심, 여의도
옆에 있는 여의도를 빼놓고 밤섬을 이야기할 수 없는데 과거 한강 하류에 나란히 있던 여의도와 밤섬은 비가 잘 안 오면 백사장으로 연결될 정도로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처지는 지금과는 정반대였고 지금에야 여의도는 증권가와 방송사가 빽빽이 들어찬 서울의 중심지 중 한 곳이지만, 개발 이전만 해도 사람 한 명 살지 않는 텅 빈 섬이었습니다.
< 여의도 이름에 담긴 뜻은? >
여의도는 한자 너 여(汝)에 어조사 의(矣), 섬 도(島)가 합쳐진 말입니다.
이를 우리말로 옮기면 너의 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물에 자주 잠겨 사람이 살 수 없고 농사도 못 짓는 쓸모없는 땅이라 너나 가져라라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반면 밤섬은 거주하는 주민만 천 명이 넘고, 마포나루에서 정기 배편이 운영될 정도로 번화한 곳이었습니다. 여름철 밤섬의 하얗고 고운 모래사장을 찾는 관광객도 많았다고 합니다.
3. 밤섬 폭파로 얻은 2가지 효과
그런데 서울로 사람이 밀려들면서 도시 개발 필요성이 커지자, 여의도 개발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문제는 홍수인데 한강 수위를 조절할 댐 등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60년대에 비가 조금 많이 온다 싶으면 여의도는 항상 물에 잠겼기 때문입니다. 개발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홍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선 정부는 ①한강 폭을 1.3Km로 늘려 여름철 유량이 늘어났을 때를 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강 물길을 막고 있는 밤섬을 아예 폭파해 없애버리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1968년 2월 폭파 계획이 실행으로 옮겨지면서 밤섬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여의도를 둘러싸는 ②높고 튼튼한 제방을 세우기로 합니다. 이때 밤섬 폭파는 일석이조 효과를 냈는데 건설자재가 부족했던 당시 바위섬이었던 밤섬을 폭하해 나온 흙과 석재들을 제방 공사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의제방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여의도는 홍수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고 이후 개발이 진행되면서 아파트와 국회의사당 등 여러 건축물이 들어섰고, 지금과 같은 금융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4. 사라졌던 밤섬의 부활
그런데 사라졌던 밤섬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폭파 전 축구장 7개 정도에 불과했던 면적도 축구장 40개 크기로 늘어났고, 멀어졌던 여의도와 밤섬 사이도 좁아지고 있어 과거처럼 하나의 섬으로 복원될 조짐도 보인다고 합니다. 폭파 이후 수몰된 암반층 위에 모래 퇴적물이 쌓이기 시작했고, 그게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올라온 겁니다. 여기에 사람이 살지 않게 되면서 버드나무와 억새 같은 식물들이 번성하기도 하고, 밤섬 주변 모래사장과 갯벌이 되살아나 철새들이 머무르는 터전이 된 것입니다.
서울시는 되살아나는 밤섬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1999년 밤섬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설정하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게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밤섬은 도심 속 천연 생태계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5. 요즘은 수달도 산다.
최근에는 멸종위기 1급 동물인 수달도 머무르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부활한 밤섬. 새삼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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