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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률이 상상이상인 70%, 기준금리가 50% 달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우리가 항상 말하는 형제의 나라 터키, 튀르키예입니다. 눈만 감았다 떠도 물건 가격이 달라져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때, 튀르키예는 혼자 정반대의 통화 정책을 고집했다고 하는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같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준금리 관련 일러스트 이미지 < 출처 : 카카오페이 >
< 출처 : 카카오페이 >

 

 
 

< 원래 터키 아니었나? >

튀르키예는 영어권에서 오랫동안 터키(Turkey)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2022년 6월 터키 정부는 자국의 정식 영어 명칭을 Turkiye로 변경했습니다. 영어권에서 칠면조를 가리키는 단어인 Turkey와 철자와 발음이 같아 겁쟁이 등 부정적인 의미가 연상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1.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한국 사람들은 튀르키예를 형제의 나라로 부르곤 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튀르키예 군인들이 참전해 우리의 자유를 위해 싸워줬기 때문인데 이것만으론 깊은 역사와 독특한 문화를 가진 튀르키예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듭니다.

 

과거 튀르키예는 600년 이상 이슬람 세계의 강대국이었는데 오랫동안 서양 문명의 한 축을 담당했던 동로마 제국을 무너뜨린 오스만 제국의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오스만 제국이 해체되면서 튀르키예는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그리스, 프랑스, 영국 등 강대국들이 튀르키예의 영토를 분할하려 했습니다. 튀르키예의 아버지로 불리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이들을 상대로 독립운동을 치르며 영토와 주권을 지켜냈고, 1923년 지금의 튀르키예 공화국을 탄생시켰습니다. 그는 이슬람 율법에 기반한 법을 없애고, 서구식 교육과 정치 제도를 도입하는 등 튀르키예를 이슬람 국가에서 현대적인 공화국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여러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이를 통해 튀르키예는 성공적으로 서구화와 현대화를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2. 튀르키예 경제를 살린 에르도안

튀르키예는 독특한 지리적 특성으로도 유명한데 수도인 이스탄불은 유럽 대륙으로 분류되지만, 국토의 대부분은 아시아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물류 허브 역할을 합니다. 특히 이스탄불은 오랜 역사와 문화적 유산 덕분에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로마시대의 교회 양식과 오스만 제국의 이슬람 영향이 조화를 이룬 건축물 등은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를 자랑합니다.

 

< 튀르키예는 뭘로 먹고살까? >

서비스업과 제조업, 농업이 경제의 중심입니다. 특히 서비스업 중 관광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1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습니다. 한 해에만 약 5천만 명의 관광객이 튀르키예를 방문한다고 합니다.


튀르키예의 경제 성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현 대통령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입니다. 에르도안이 집권하기 전인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튀르키예의 경제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특히 1990년대 정치적 불안정과 인플레이션, 통화 위기 등으로 인해 경제가 위태로워졌고, 1994년과 2001년 극심한 외환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2003년 총리로 취임한 에르도안은 경제 회복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조조정을 수용하고 시장 개방, 민영화, 외국인 투자 유치등의 경제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또, 인프라 개발과 관광 산업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튀르키예 경제는 2000년대 중반 7%~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3. 두 얼굴의 대통령, 에르도안

에르도안은 위기의 튀르키예 경제를 살려냈지만, 이후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집권하며 독재자라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그의 권위주의적 행보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2013년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고, 이를 기점으로 에르도안의 인기는 물론, 터키의 리라화 가치도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터키 경제는 엄청난 경제적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2021년 말, 1달러당 8리라 정도였던 달러/리라 환율은 현재 1달러당 34리라 수준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몇 년 새 리라화 가치가 1/4 수준으로 추락한 것입니다.


리라화 가치가 추락한 것은 에르도안의 비상식적인 경제 정책 때문인데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질 2021년 무렵, 세계 경제는 급등하는 물가와 사투를 벌였습니다. 팬데믹을 맞아 전 세계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급증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려 치솟는 물가에 대응했고 금리를 올리면 소비가 줄고 저축이 늘며 물가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에르도안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현대 경제학과 배치되는 주장을 하며 오히려 금리 인하를 밀어붙였습니다. 사실 에르도안이 금리를 내린 것은 자신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억지로 금리를 내려 경기를 살리고 대통령 3선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속내였던 것입니다.

 

< 금리를 내리는데 왜 리라화 가치가 떨어질까? >

금리(이자율)는 돈의 가격입니다. 금리가 높을수록 은행에 돈을 맡기고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늘어나고, 따라서 화폐 가치가 상승합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가, ㅇ유럽이 금리를 올리면 유로화의 가치가 오릅니다. 반대로 튀르키예가 금리를 내리면 리라화 가치가 떨어집니다. 달러 가치는 오르고 리라화 가치는 떨어지면서 자연스레 달러/ㅇ리라 환율이 훨씬 더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튀르키예가 금리를 낮추면서 소비나 일자리는 다소 늘었지만, 엄청난 물가 상승이라는 재앙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2022년 10월엔 물가가 1년 전보다 85%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물건 가격이 급등하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사람들은 극심한 생확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4. 내렸다 올렸다 변덕스러운 튀르키예 금리

2023년, 결국 3선에 성공한 에르도안은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태도를 180도 바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섭니다. 작년 5월 8.5%였던 기준금리를 올해 3월 50%까지 올렸습니다. 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치면서 극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극약 처방에 나선 것입니다. 경제 상황은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튀르키예를 이탈했던 투자자들이 초고금리의 유혹에 못 이겨 돌아오는가 하면, 인플레이션도 어느 정도 잡히면서 올해 9월엔 물가상승률도 50%로 다소 진정되었습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말엔 40%대, 2026년이 되면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터키, 요새 이것으로 돈을 번다? >

리라화가 떨어졌을 때 터키를 먹여 살린 효자 관광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탈모입니다. 터키는 원래 의료 수준이 높고 가격이 저렴하기로 유명한데 리라화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외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더욱 금액적 메리트가 커졌습니다. 의료 서비스가 비싼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이 여행 겸 의료 관광으로 터키를 방문해 모발이식을 받는 것인데,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100만 명이 터키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튀르키예는 올해 들어 신용등급도 다시 상승하는 등 경제가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르도안은 기록적인 경제 혼란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지방선거에서 참패했고, 장기 집권도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밀어붙인 금리 인하가 결국 발목을 잡는 셈이니, 아이러니한 결과이니 것 같습니다. 물가상승률 80%, 기준금리 50%라는 다소 황당한 숫자가 등장한 데는 이런 이유가 숨어있었습니다. 터키는 유례없는 혼란을 극복하고, 경제를 정상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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