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한국에만 있을까?

예전 90년대에는 X세대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 많은 알파벳 이니셜에 세대라는 끝말을 붙여 19세 말부터 20대 중반정도의 청년들에게 붙여진 신조어가 나타났는데 그것이 계속되며 지금의 MZ세대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MZ세대는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의 앞글자인 M과 Z세대를 합쳐 부르는 신조어인데 유행을 이끌며 트렌드 세터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물론 외국에서도 MZ 단어를 사용하지만 청년층을 지칭하는 독특한 말이 있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나라와 어떤 부분이 같고 어떤 부분이 다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 카카오페이 >

 

 

 

1. 자녀도 직업이다. 중국의 전업 자녀

요즘 중국에서는 전업 자녀라는 말이 청년층을 가리키는 신조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 업 자녀는 직장에 다니지 않고 부모와 함께 생활하면서 식사와 청소 등 집안일을 맡아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그 대가로 부모에게서 월급을 받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캥거루족과는 다릅니다.

 

전업 자녀의 등장 배경에는 역대 최고치를 보이는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있습니다. 취업에 실패한 청년을 중심으로 전업 자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심지어 이미 직장을 다닌 경험이 있는 청년들도 재취업 대신 전업 자녀를 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전업 자녀를 선택한 청년층은 대부분 만족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백수라는 불안감에서 도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부모의 연금이 고갈될 수 있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심지어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2. 인류는 망했다. 미국의 Doomer

Doomer(두머)는 파멸, 종말을 뜻하는 단어인 Doom에 사람을 뜻하는 -er이 붙어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불황, 사회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허무주의에 빠져 삶을 비관하는 사람을 가리키는데 주로 1995년 이후 태어난 미국의 젊은 세대들이 스스로를 두머라고 칭한다고 합니다. 두머의 특징은 주로 늦게 일어나 종일 게임을 하거나, 외출을 하지 않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몰두하는 일상입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이 우린 이제 망했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두머의 결정적인 특징입니다. 그들의 우울한 감성이 담긴 음악을 모아놓은 두머 플레이리스트가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기후 두머, AI 두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기후 변화는 막을 수 없다라거나, AI가 일자리를 전부 빼앗을 것이라는 절망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미래를 비관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결국 인류는 망할 것이니 열심히 살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자조하는 것입니다.

 

아이패드 키즈 : 2010년 처음 세상에 나온 아이패드 이름을 붙어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아이패드 키즈라 부르기도 합니다. 어렸을 대부터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 노출되어 왔고 애플과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인 시리, 알렉사, 오픈 AI의 생성형 AI 챗GPT 등 AI에도 친숙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3. 한국과 쏙 빼담다. 일본의 유토리

한편 일본에는 유토리가 있습니다. 유토리는 여유라는 뜻으로, 1987년~200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지칭합니다. 일본 정부가 여유 있는 교육을 목표로 삼고 도입한 의무 교육 과정인 유토리 교육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유토리 교육 : 1990년 초부터 2000년대까지 이뤄진 일본의 교육 정책입니다. 기존의 주입식 교육이 경쟁의 과열과 사교육 부담을 대체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유토리 교육의 도입으로 학습 내용과 수업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떨어졌다는 비판에 결국 폐지되었습니다.

유토리 세대의 큰 특징은 큰 야망이나 욕심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장기 경기 침체를 경험하며 자랐기 때문에 안정적인 삶을 살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을 중시하는 분위기랍니다. 이외에도 유토리 세대는 창의성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MZ세대와 비슷하게 인터넷을 통한 교류에 더욱 친숙한데 기성세대로부터는 개인주의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한 세대를 칭하는 신조어는 시간이 지나며 변화를 거듭하는데 MZ세대 이후에는 또 어떤 신조어가 나타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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