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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전기차를 접했을 때는 너무 깜짝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왜냐면 운전 중 터널에서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옆 차선에서 차가 지나가 정말 깜짝 놀랐기 때문입니다. 진짜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부터 천천히 전기차가 도로에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친환경적이기도 하고 디자인이 잘 나와 인기가 있었는데 요즘은 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갑자기 뜸해졌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요즘 전기차는 어때?
올해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줄었는데 심지어 기아는 레이 EV, EV9 등 새로운 전기차까지 내놓았는데도 매출이 줄어든 것입니다. 그런데 이 현상은 국내 기업들만 겪고 있는 일이 아니라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기업 테슬라도 올해 1분기 전세계에서 전기차를 38만 6,810대 판매하면서, 전망치였던 42만 대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전기차가 잘 안 팔리자, 콧대 높던 테슬라가 가격을 대폭 할인하기도 했습니다.
2. 전기차가 고전하는 이유는?
전기차가 이렇게 안 팔리는 이유는 높은 금리 때문에 전기차 수요가 한풀 꺾였기 때문에 보통 자동차는 할부로 사는데, 금리가 높아지면서 갚아야 할 할부금이 늘었고 자연스레 새 차를 사는 사람이 줄어든 것입니다. 게다가 전기차는 비싼 배터리 가격 탓에 일반차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각국 정부에서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을 감축하면서 소비자 부담은 더 가중된 것입니다.
전기차 충전 시설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 충전에 시간이 꽤 걸리는데도 주행거리가 짧다는 점 등 명확한 단점도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합니다. 이렇게 신기술이 등장한 직후 반짝 떴다가 대중화되지 못하고 저무는 것을 두고 캐즘(Chasm)의 덫에 빠졌다고 합니다.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스마트폰과 전자책은 캐즘을 극복했지만, 한때 인기를 끌었던 개인형 이동장치 세그웨이는 캐즘을 극복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습니다. 세그웨이처럼 전기차도 수요가 둔화하면서 캐즘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습니다.
3. 업계는 이미 출혈 경쟁 중
상황이 바뀌자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던 전기차 기업들이 빠르게 전략을 수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전기차 가격을 계속 내리는가 하면, 저가형 모델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한때 혁신적인 기업의 대명사였던 테슬라 역시 가격을 계속 인하하자 영업이익률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경쟁에서 뒤질 수 없다는 듯 저가형 전기차 모델 2 출시 일정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도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는 추세인데 지난 3월, 테슬라의 강력한 라이벌인 BYD 역시 최대 20%까지 가격을 내렸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전기차의 단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전기차가 이번 위기를 극복해 내고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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