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비코어 - 미국에서 떠오르는 트렌드

소비의 나라, 미국. 미국의 MZ세대인 젠지(Gen Z)들 사이에선 뜻밖의 트렌드인 노(No) 소비코어가 트렌드입니다. 정식 명칭은 과소소비코어(Underconsumption core)인데, 한 마디로 그만 사자는 것입니다. SNS에는 노소비코어 실천을 인증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노소비코어 트렌드는 한국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데 빠른 유행을 선도하는 이들이 왜 갑자기 소비를 멈추자고 하는지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 카카오페이 >

 

 

1. 이제는 필요한 것만 사자!

이번에 등장한 노소비코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꼭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생활 방식입니다. 일상 속 크고 작은 지출 최소화하고, 뭔가를 새로 사기보단 빌리거나 중고를 활용하는 쪽을 택하는 것입니다.

 

< 코어(Core) >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트렌드라는 의미로, 특정 패션 스타일이나 콘셉트를 지칭할 때 사용됩니다. 발레복을 연상케 하는 패션을 발레 코어, 회사원 느낌의 패션을 오피스 코어라고 합니다.

요즘 미국 젠지들은 아보카도 껍질로 옷을 염색하고, 자투리 천으로 베갯속을 채우거나, 5년 이상 입은 옷들로 가득 찬 옷장을 자랑합니다.

 

< 노소비코어의 대표 예시 >

① 입을 옷이 없을 때 온라인 쇼핑을 하기보다 안 입던 옷 핏 수선하기
② 남은 채소 버리지 않고 국물 낼 때 쓰기
③ 다 쓴 용기는 보관했다가 다시 사용하기
④ 한 번 산 제품은 끝까지 꾸준히 쓰기

그동안에는 OO코어라는 말이 패션 중심의 소비 트렌드를 뜻했다면, 노소비코어는 패션뿐 아니라 의식주 전반에 걸쳐 소비를 억새 하는 트렌드라는 점에서 용어 활용법이 기존과 차이가 있습니다.

 

2. Gen Z가 노소비코어에 빠진 이유

노소비코어가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는 전 세계적인 고물가와 경기침체라는 경제적인 상황이 있습니다. 물가가 오르고 소득이 줄어들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확대된 것인데, 치솟는 주거비와 늘어난 학자금 대출 부담에 Gen Z들은 소비 습관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인플루언서의 명품 하울 등 과소비를 부추기는 트렌드에 지쳐, 수준에 맞는 소비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커졌습니다. 게다가, 겉으로 보이는 시각적 모습과 물질적인 풍요로움에서 벗어나 자신감의 만족감을 중시하는 경향도 노소비코어 확산에 영향을 미쳤는데, 소유보다는 경험에 가치를 두는 사고방식이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남들을 따라 무작정 소비하는 것을 경계하게 되었습니다.

 

< 저렴이도 힙한데? >

미국에선 명품이나 값비싼 브랜드의 제품이 아니라 그 제품의 복제품을 사는 듀프컬처(Dupe Culture)도 유행 중입니다. 듀프(Dupe)는 복제품을 뜻하는 Dupelication의 줄임말로, 고급 브랜드 제품을 모방한 짝퉁, 저렴이 제품입니다. 듀프 컬처는 짝퉁을 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SNS에 자랑하는 문화입니다. 특히 쉬인이나 테무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인기 고가 브랜드 제품을 복제하면서 빠르게 번졌습니다. 짝퉁 구매를 숨겨야 하는 행동으로 여겼던 과거와 달리, 듀프 컬처에선 절약하는 자신의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오리지널 브랜드의 권리가 침해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3. 한국에선 요노 시대 시작

과소비를 줄이고 싶어 하는 한국 젊은 세대들도 노소비코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노소비코어를 시작한다는 결심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에선 노소비코어와 비슷한 요노(YONO)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이라는 욜로(You Only Live Once)를 외치며 원하는 대로 소비했던 분위기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필요한 물건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요노(You Only Need One)를 추구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입니다.

 

이제 한국의 젊은 세대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뿐 아니라, 가실비(가격 대비 실사용비율)까지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려해 충동구매나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려는 것입니다. 노소비코어와 요노, 이름은 다르지만 결국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사자는 메시지는 같은데, 유행을 타지 않는 소비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니 어찌 보면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과연 노소비코어는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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